(다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

세컨드라이프,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할까?


올해 가장 많이 소개됐던 IT 트렌드를 꼽으라면 (최소한 저의 경우에는) '세컨드라이프'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이젠 '지난 2003년 린든랩이 서비스를 시작한 가상현실 서비스로 사용자는 린든랩이 제공한 아이템 제작 툴로 어떤 아이템이든 제작해 교환, 판매, 사용할 수 있다. 각종 거래를 통해 모은 세컨드라이프 내 가상화폐 린든달러는 환전시스템을 통해 실제 돈으로 바꿀 수 있다'란 말은 말로 하자면 입이 아프고 손으로 쓰자면 손가락 놀리기가 귀찮을 정도입니다. 물론 기사도 그만큼 많이 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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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라이프 화면(출처:플리커 jacob earl 님 공유)

사실 제가 세컨드라이프를 처음 언론에서 접한 것은 작년 여름께입니다. 일단은 게임이 아니라 3D 가상현실이라고 불리는 데 작은 흥미를 느꼈었습니다. 그러다가 로이터통신이 세라(카페 등지에선 다들 이렇게 부르더군요) 내 뉴스룸을 만들고 애덤 로이터란 양반을 세라에 상주시킨다는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을 보고 '어라? 여기 뭔가 있는 모양이구나.'란 생각을 하고 좀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됐지요.

 대부분 하루에 몇만명씩 사용자가 느는 세라의 인기 요인을 현실 경제와의 완벽한 융합,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 100%의 자유도라고 보는 것엔 이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현대경제연구원이 '사용자 간 상호작용성과 즉시성, 구매한 토지와 아이템의 지속적 권리를 보장하는 영속성 등이 세컨드라이프의 특징'이라며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동시에 가장 진보적인 사회적 네트워킹 플랫폼'이라고 분석한 것도 같은 맥락이겠지요.


자유도가 양날의 칼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제 100%의 자유도에 대해 다른 쪽으로의 시각도 가져 볼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100%의 자유도를 정말 세라의 날개라고만 볼 수 있을까요?

전 이런 특성이 세컨드라이프에 있어 양날의 칼이라고 확신합니다. 어느 정도까지(이 수치가 수천만이 될지 1000만 정도에서 멈출지는 아직 지식이 짧아 솔직히 가늠이 잘 가지 않습니다.)는 100%의 자유도를 업고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겠지만 그 이후로는 사용자가 늘어나기는 커녕 줄어들 거라고 봅니다.

세라는 워크래트프온라인, 리니지 같은 게임처럼 목적이나 임무가 없습니다. 따라서 열의를 가지지 않은, 단순한 호기심에 끌린 사용자는 쉽게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어렵기까지 하구요. 세컨드라이프 사용자와 관련해 항상 ID만 만들고 실제 활동은 않는 데드유저(Dead User) 수 문제가 불거지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오죽했으면 김율 린든랩 코리아 매니저도 "사용자가 (세라에) 친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겠습니까.

최근, 일본 미디어 서비스 업체인 IT media News가 또 재미있는 분석을 내 놓았습니다. 일본 내 세컨드라이프 이용자가 많지 않다는 내용과 함께 그 이유를 제시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사용자가 뭘 해야 하는지 모른다'란 것이랍니다. 조작을 익히기 위한 기본 플레이 다음엔 할 수 있는 것, 할만한 것을 찾기 힘들어 금방 싫증을 낸다는 거죠.

*이 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유명 it 전문 팀블로그 '스마트플레이스'의 글(http://www.smartplace.co.kr/blog_post_161.aspx)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저만해도 관심은 분명히 있음에도 유명한 카지노, 누드비치, 섹스숍, 로이터나 NYT 뉴스룸 등을 다녀오고 나니 아주 막막해지더군요. 데드유저까지는 아니지만 열성적인 거주자가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한국 서비스의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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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라이프 화면(출처:플리커 jacob earl님 공유)


 이런 차원에서 전 한국에서 준비중이거나 서비스중인 여러 업체의 가상현실 서비스가 중요한 맥락을 읽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리틴 대상의 3D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퍼피레드'는 사용자 간 동시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놀이터의 역할 이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딩인 척하고 들어갔더니 아이들이 채팅과 함께 아바타로 다양한 동작을 취하거나 여러 아이템을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양상을 느낄 수 있더군요. 동물이나 식물, 아기 아이템을 구입, 시간을 투자해 키울 수도 있습니다. 퍼피레드 자체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면 모를까, 최소한 '뭐를 해야 하나'는 고민할 것은 상대적으로 적더군요.

 리얼타임월드아시아(RTWA)가 개발중인 3D 가상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적이 없다는 약점을 고려, 최대한 보완한다고 하더군요. 아직 어떤 서비스가 나올 건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3D게임엔진 '언리얼'과 관련된 업체임을 생각하면 일정한 퀘스트가 고려된, 게임성이 강화된 서비스를 내놓지 않을까 추측하게 됩니다. 온라인콘텐츠업체인 하이앤지의 3D 사상현실 '아지트로'도 있습니다. 이곳은 아이템 제작 등 기본적인 성격은 세라와 유사하면서도 커뮤니티의 성격이 매우 강화된 곳입니다. 개인 미니홈피와 같은 공간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지요.

 이런 서비스들이 시사하는 바는 뭘까요. 전 '100의 열정을 지닌 파워유저보다 10의 열정만으로 흥미를 느껴보려는 일반 사용자가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을 벌려는 목적의 서비스를 지속시키는 것은 소수의 파워유저보다는 부담되지 않는 돈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내 주는 일반 사용자거든요.

 물론 당분간 세라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유지될 거라고 봅니다. 언급했던 여러 서비스들이 나름대로 반향을 일으키더라도 말이지요. 전 세계의 지속적인 관심이 호기심 많기로 유명한 국내 인터넷 사용자를 지속적으로 끌어들이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100%의 자유도가 세라를 최소한 성장률 측면에서는 언제쯤 위협할 지, 한번씩 생각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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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oksoon

2007/06/18 10:06 2007/06/1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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