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인터넷 뉴스]팩트의 시대에서 오피니언의 시대로

 2010년 1월 20일 어제와 오늘 가장 눈에 들어오는 인터넷 관련 뉴스는 NYT의 유료화 재추진 소식이다. 여러 외신들이 발행인 아서 슐츠버거 Jr.가 조만간 유료화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고 뉴스룸 간부들의 동의를 거쳐 관련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발표는 수주 내 이뤄질 전망이라고 하니 2월 중순이면 NYT의 구체적인 유료화 계획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일단 업계에서는 NYT가 계량방식(metered system)을 적용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듯 하다. 이는 파이낸셜타임스(FT)처럼 일단은 무료지만 일정량 이상의 기사를 온라인에서 보고자 할 때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것 말고도 대표적인 뉴스 유료화는 지불방식(Pay wall)이 있는데, 이는 아예 온라인으로 기사를 보고자 하는 고객은 일단 유료회원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NYT는 이런 방식을 ’타임스셀렉트(TimesSelect)’란 이름으로 적용하다 광고수익 증대를 위해 2007년 중단, 무료 서비스로 전환한 만큼 다시 Pay Wall 방식을 적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NYT의 유료화 재추진 자체만도 그렇고 그 성공 가능성 여부를 점쳐보는 것 역시 매우 재미있는 일이지만 본인은 여기에서 이제 어떤 미디어가 지지자를 확보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힌트를 읽는다. 바로 팩트(Fact, 사실)보다 의견(Opinion) 전달에 보다 충실한 미디어가 척박한 21세기 미디어 환경에 더 적합할 것이란 생각이다.

 사실 온라인 뉴스의 유료화는 전 세계 어디서건 이미 매우 힘든 환경이 됐다.(99%의 언론사가 포털에다 헐값에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훨씬 더 심하다.) 무료 뉴스 콘텐츠가 차고 넘치는 온라인 환경에서 NYT든 FT, KBS, Times, 조선일보 말고도 볼 것은 널리고 넘친다. 굳이 유료 콘텐츠를 보지 않아도 어떤 일에 대한 단순한 정보는 충분히 수집할 수 있다. 정보의 개방화가 가속화되면서 이런 상황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유료화를 통해 얻은 수익을 뉴스 생산에 투자함으로써 보다 심도깊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을 하기도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분명히 돈이든 시간이든 자원을 투자한 콘텐츠는 그렇지 않은 콘텐츠와 차이가 난다. 하지만 뉴스 생산 비용이 기술의 발전, 인터넷의 확장 등으로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료 콘텐츠가 정말로 뉴스 이용자에게 무료 콘텐츠와 비교했을 때 돈을 지불한 만큼의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뉴스 유/무료화 여부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그럼 어떤 미디어가 사용자를 만족시키고 지지자를 확보해 장기적인 영속성을 확보하게 될 것인가? 본인은 유료화/무료화의 여부를 따지는 건 근본적인 해답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독자를 늘려 이를 기반으로 광고 수익을 증대시키는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낡은 것이 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환경에서 각종 제휴관계를 맺거나 틈새시장을 공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유료 뉴스나 무료 뉴스나 얼마든지 고안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이라는 무지막지하게 광대하고 역동적인 환경이 열린 이상 미디어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BM은 분명 여러 개가 있을 것이고 그 중 무엇을 택할 것인지는 해당 미디어의 특징과 소비자 대상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미디어와 관련해 근본적으로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은 ’지지자’를 끌어 모으고 그들에게 ’영향력(Power)’을 행사할 수 있는 미디어가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지지자, 동조자의 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는 건 당연하다. 지지자, 동조자의 수와 영향력은 정비례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동조자를 어떻게 끌어모으느냐, 어떻게 지지자를 늘리느냐가 바로 미디어 전략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미디어는 지지자를 늘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바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 그간 신성시했던 Fact의 전달보다는 Opinion의 전달에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이제 단순한 사실, Fact만을 수집하는 건 너무나 쉬워졌다. 오히려 소스가 너무나 많아지고 개방이 되어서 원하는 정보가 넘칠 지경이다. 단순한 Fact는 더 이상 뉴스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없다. 무료로 연합뉴스를 보지 않고 유료로 조선일보를 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료로 연합뉴스를 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하필이면 굳이 무료인 중앙일보를 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어야 하겠는가? 이제는 Fact 이상의 것을 주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Fact에 대한 해석과 해설, 그리고 그것에 기반한 의견과 주장이다.

단순한 Fact를 넘어서 '이렇게 해야 한다' '이래야만 한다'라고 말하는 미디어가 살아남는다.

 누군가는 넘치는 정보 중에서 정말 가치있는 것을 선별하는 것이 바로 Fact 전달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어떤 정보를 선택하느냐, 그것부터가 의견이요 주장이다. ’이 정보는 우리 동조자, 지지자에게 필요하다.’ ’저 정보는 그렇지 않다.’ 라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뉴스 소비자에 특정한 주장을 하고 그걸 기반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다. 다시금 말하지만 어디서나 볼 수 있고, 굳이 해당 미디어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얻을 수 있는 Fact 보다 의견 전달에 더욱 충실한 미디어만이 잠재적인 지지자와 동조자의 주목을 끌 수 있다. 블로고스피어에서도 수천, 수만명의 구독자를 몰고 다니는 인기 블로거들이 바로 수 많은 Fact 중에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몇 개 정보를 골라내 그에 기반한 의견을 내놓고 주장을 펼치는 1인 미디어가 아니던가?
 
 사실, Fact의 시대에서 Opinion의 시대로의 이행은 오히려 ’회귀’라고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할 지도 모른다. 미디어의 역사에서 Fact 전달에 집중하고 Fact를 신성시하기 시작한 건 고작 수십 년밖에 되지 않았다. 미디어, 특히 신문은 정치적인 주의주장을 펼치는 ’Partisan Paper’에서 시작됐다. 정론지의 역사는 이때부터였다. 2차 대전 이후 황색 저널리즘이 판을 친 이후 언론계에서 스스로 뉴스 전달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 이후 Fact 전성시대가 시작됐다. 여기에 초기 텔렉스 등 당시에는 언제 끊어질 지 알 수 없는 불완전한 통신 기술의 활용이 더해지면서 ’(통신이 두절되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뉴스를 전달할 때에는 팩트를, 가장 중요한 정보부터 역삼각형 순서대로’라는 기사작성의 원칙 등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 시대는 다시 미디어에게 Fact에서 벗어나 Opinion에 집중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어떤 미디어가 이런 시대의 요구에 먼저 부응해 많은 지지자, 동조자를 사로잡을 것인가, 그야말로 앞으로 계속 지켜 볼 만한 아주 흥미롭고 가치있는 주제다.

P.S. 발행 후 검색을 하다 이와 관련된 TechCrunch의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했다. 글 뉴스 방문자의 44%가 헤드라인을 보기만 하지 클릭하지는 않는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이 더 이상 개별 뉴스를 원하지 않는 대신 여러 뉴스를 엮어서 조합해 주기를 바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한다. 이 보고서 역시 더 이상은 단순한 Fact 전달만으론 뉴스 사용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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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oksoon

2010/01/20 12:39 2010/01/2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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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디어 재벌의 고민, 온라인 뉴스 유료화 선언

    Tracked from 킬크로그 2010/01/20 14:47 Delete

    인터넷 뉴스가 공짜일까? 이런 질문부터 해본다면 현재 인터넷에 제공되는 뉴스들은 모두 유료다. 뉴스사이트를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직접적으로 돈을 지불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뉴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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