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디지터리 유저, 그들은 누구인가? - 디지털 네이티브(Grown up 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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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wn Up Digital, 2009. 돈 탭스콧

            <N세대의 특징>
    1. 최고의 가치는 선택의 자유다.
    2. 내 개성에 맞게 맞춤 제작한다.
    3. 철저하게 조사, 분석한다.
    4. 약속을 지키고 성실함을 중시한다.
    5. 협업에 익숙하다.
    6. 일도 놀이처럼 즐거워야 한다.
    7. 매사에 스피드를 추구한다.
    8. 혁신을 사랑한다.
    출처: 디지털 네이티브, 돈 탭스콧


 "요새 젊은 것들은 말이지..." 이렇게 시작하는 말을 꺼내기만 해도 젊은이의 역량과 참신함을 따라가지 못한 분에 술 마시고 푸념하는 중늙은이로 몰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어느 정도 겪어 본 사람들은 어디선가 확신에 차 불쑥 이런 말을 꺼내거나 언젠가 자기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음을 깨닫고 스스로 고개를 주억거리게 마련이다. '세대론'은 비록 지나친 일반화라는 오류를 범할 때도 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통찰력을 내포하고 있다면 그 시대, 또는 특정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부활한 세대론 - 대체 넌 누구냐?
 
 1990년대의 X세대 담론 이후 어느 정도 잦아들었던 세대론이 2000년대 이후 다시 고개를 들더니 최근 절정에 달했다. 개인용 컴퓨터(PC)와 삐삐, PC 통신을 넘어 휴대폰과 인터넷의 폭발과 혁명 안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성장해 온 세대가 30세 전후가 돼 사회 전면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세대론이상한 또 다른 이유는 기성세대가 보기엔 새 세대들을 이해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기성세대 입장에서 보자면 일도 열심히 안하면서 복지나 혜택 챙기는 건 기가 막히다. 그러면서도 회식이나 체육대회 같은 모임은 얘기만 들어도 표정이 굳어진다. 업무시간엔 볼때마다 블로그나 메신저, 혹은 뭐하는 것인지도 종잡을 수 없는 '트위터' 질에 여념이 없는 것 같아 넌지시 한마디 하면 그런걸 왜 보냐는 식으로 눈을 치켜뜬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지는 않은 것이 아이디어를 내는 걸 보면 마음에 쏙 드는 구석은 없을지라도 참신하긴 참신하다. 가끔 취미생활에 대해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전문가 뺩치는 수준으로 해박해 혀가 돌아갈 지경이다. 이러니 어찌 "요새 젊은 것들은 어쩌구,,,' 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겠는가. 인터넷과 휴대폰,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이들은 대체 누구인가?

 미래 비즈니스 전략 전문가인 돈 탭스콧은 이들을 'N세대'라고 부른다. 그는 N세대를 수년 전 발표한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난 세대:N세대의 등장> 원고에서 처음 언급했다. 이들은 1970년대 후반 이후 출생, PC 보급과 함께 유소년기를 보냈으며 청소년기엔 인터넷이나 사이버 공간을 제집처럼 들락거리며 사회화를 경험했다. 이들을 일컫는 또 다른 말은 '디지털 네이티브'다. 미국의 교육학자인 마크 프렌스키(Marc Prensky)가 2001년 그의 논문 'Digital Native, Digital Immigrants'를 통해 처음 사용한 용어로 역시 디지털 혁명과 함께 성장한 30세 가량의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디지털 장비와 문화에 어떤 거부감도 없을 뿐더러 이를 자유롭게 사용한다는 것. 웬만하면 디지털 기기 매뉴얼 따위는 보지 않는다. 후천적으로 디지털 기술에 적응해 간 30대 이상의 기성세대인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s)와는 정 반대다. 그래서 디지털 네이티브다.

 신속하고 즉각적인 정보처리와 반응

 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다양한 정보원을 접하면서 멀티태스킹(Multitasking)과 같이 빠르게 정보를 처리하는 법을 익혔다. 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인스턴트 메신저 등을 통해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때에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주고 받아왔기 때문에 어떤 행위에 대한 신속하고도 즉각적인 반응을 즐긴다. 싸이월드, 트위터,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등 SNS나 블로그 등과 같은 사이버스페이스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걸 즐긴다.
 놀이와 일이 구분되지 않는 것도 이들의 특징이다. '일 할 때는 일하고 놀 때는 열심히 놀자'가 아니라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놀이같은 일에 실제 놀이보다 훨씬 더 몰입한다. 돈 탭스콧이 N세대, 혹은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징을 △선택과 자유를 중시하고 △개성에 따른 맞춤형을 선호하며 △협업에 탁월하고 △철저한 조사·분석가다. △성실성을 중시하고 △일과 놀이가 하나가 되길 바라고 △속도 △혁신을 중요하게 여긴다 의 8개로 정리한 것도 같은 차원이다.

 한국 N세대의 특수성

 이런 N세대, 디지털 네이티브의 일반론에 더해 한국의 그들은 특수성을 갖는다. 우선 이들은 자신이 수호하는 가치에 생채기가 나는 것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핵가족에서 '왕자', '공주' 대접을 받으며 자신의 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왔을 뿐더러 부모의 끊임없는 지도와 함께 자칫 과잉으로 치부될 수 있을 정도의 보호를 받아 왔다. 때문에 이들은 자신의 가치에 대해 '내 편'이 있다는 의식, 무의식이 확고할 뿐만 아니라 그 가치에 생채기가 났을 때 쉽게 부고하거나 가치를 되찾기 위한 활동에 쉽게 빠져들기도 한다. 물론 그 문대는 주로 온라인이다. '루저' 한마디에 들고 일어난 네티즌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네티즌 수사대의 응징이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또 다른 인격 파괴행위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런 이들의 성향이 긍정적인 형태로 나타난 적도 많았다. 국회서 삭감된 친일인명사전 발간 예산을 네티즌 사용자가 십시일반으로 벌충한 것이 그런 사례다.

 한국 N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사안을 제외하고는 무관심하거나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사회가 민주화 된 탓도 분명 있지만 N세대가 한창 대학 생활을 영위하는 때 이미 '투쟁'은 주 관심사가 아니다. IMF 사태나 최근의 경기침체 때 부모 세대의 경제 불황을 겪은 탓이 크고 투쟁보다 음악, 미술 등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일조했다. 9.11 등의 사태를 거치며 보수화의 기치 하에 국제적 안보가 강조된 탓도 있을 것이다. 한때 수백명이 운집하던 봄 대학 총궐기 현장의 모습은 1997년 이후 십수척 높이 거대한 깃발 아래 많아야 간신히 수십명이 옹기종기 모이는 것으로 바뀐 것도 이때쯤이다. 투쟁이 사라진 자리는 상당 부분 '돈(경제가 아니다)'과 '직장'이 자리잡았다. 대학 입학 순간부터 고시, 혹은 공기업 취업 준비를 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최고 인기 동아리로 재테크 동아리가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런 특성은 대부분 오프라인 활동과 관련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온라인 활동과도 깊이 연계된다. 안정을 추구하려는 한국 N세대의 특징은 혁신을 추구하는 일반적인 N세대의 특징과 교차점을 형성한다. 온라인에서 N세대는 혁신, 진보적 가치를 부르짖고 세상을 뒤엎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의외로 힘이 약하다. 지난 대선 온라인 여론만을 놓고 보면 현 대통령의 당선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결국 N세대의 온라인 여론은 오프라인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디지터리 유저라고 불러보면 어떨까?

 이렇게 한국의 그들은 일반적인 N세대와 구분되기 때문이 이들을 그대로 N세대로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의 능력은 갖췄으면서도 추구하는 가치에 있어서는 혁신과 안정 사이에서 고민한다. 그러는 와중에 쉽게 분노하고 흥분하기도 한다.
 조잡하게나마 이런 이미지를 머릿속에 독자적으로 구축해 본다면 이들은 '아직까지는' 도서관 이용자(Library User)와 비견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들에겐 '디지털' 또는 '네트워크'라는 도서관에서 생활하고 일하고, 사는 게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때문에 디지털 문화, 네트워크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고 그 가치와 경험을 머릿속에 깊이 저장하는 게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하지만 이런 경험과 지식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도서관 바깥, 빡빡하디 빡빡한 현시렝서 실천하는 건 이들에겐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의 그들을 돈 탭스콧이 말한 N세대와는 또 다른, '디지터리 유저(Digital Library User)'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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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oksoon

2010/02/04 04:41 2010/02/04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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