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rown Up Digital, 2009. 돈 탭스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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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wn Up Digital, 2009. 돈 탭스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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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는 막다른 곳에서 크리스타가 제안한 기회를 잡는다. 매장 관리나 마케팅이 아닌, 버티기에 쉽지 않은, 바닥과 화장실 청소를 하고, 주문 처리와 돈 계산을 하고, 에스프레소를 뽑아내는 육체 노동자 ’바리스타’로의 새 생활이다. 화이트칼라의 삶에 익숙한 사람은 이정도만 돼도 ’막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아니면 없다는 생각에 마이크는 헌신적이다.
그러나 마이크의 인생은 오히려 이전과는 다른 의미의 날개를 달고 날아오른다. 직원(파트너)들끼리 ’존중’하는 스타벅스에서 그는 자신이 수십년간 얼마나 딱딱한 삶에 사로잡혀 있었는지, 얼마만큼의 편견이나 아집 속에 갇혀 있었는지, 사람들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서 살았는지를 서서히 알게 된다. 그리고 다른 파트너와 가게 일을 마감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어느 겨울 밤, 그는 불현듯 깨닫는다. "내 생에 이렇게 행복했던 적은 없었어."
주인공이 어린이나 청소년이 아니라 64세의 노인이라는 점이 특이하긴 하지만 이 책은 전형적인 성장기다. 대부분 성장기에서 젊은 주인공은 백지와도 같은 상태에서 지혜나 현실에 눈을 떠 가지만 <땡큐! 스타벅스>에서 주인공은 빽빽하게 채워졌던 자신의 노트가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이를 새로 써 간다. 자기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그게 왜 잘못됐는지를 솔직하게 말하고 그게 어떻게 변했는지를 담담하게 말하는 주인공과 동화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리고 이 책은 스타벅스에 대한 찬미가이기도 하다. 지시가 없이 모든 일이 파트너 사이의 부탁으로 시작되는 일 처리 방식, 직원들을 존중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려는 의지,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최고의 경험(the best experience)을 제공하려는 스타벅스의 의지에 감화받았다는 걸 저자는 결코 숨기려 하지 않는다. <How Starbuks Saved My Life>라는 원제는 단순한 제목 이상의 의미다.
<땡큐! 스타벅스>는 분명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덜 들은 게 있는 것 같다. 뭘 숨겼다는 느낌이 아니라 ’마이크가 본 게 스타벅스의 전부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스타벅스와 스타벅스 파트너들에겐 정말 칭찬거리밖에 없었을까? 마이크가 60년 인생을 통해 연마한 나름의 통찰력, 의식으로 평가했을때 스타벅스는 과연 그렇게 완벽하기만 한 존재였을까?
마이크가 칭찬 일색 중에서도 뭔가 이해하기 어려운 꼬투리라도 하나 잡았으면 차라리 안심했을 것 같다. 우리는 이미 어느 정도의 세상살이를 통해 ’아름답기만 한건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지 않나. (나를 포함한) 독자들은 아마 마이크를 한번 붙잡고 정말 그것밖에 없었냐고 한번 물어보고 싶은 기분이 들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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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자의 눈으로 본 세상"이랄까요...
길 아저씨가 자신이 25년 동안 몸담고도 하루아침에 명퇴로 보답받은 회사인 JWT에 대해서는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마치 탈북한 혹은 (냉전 시절에) 소련이나 동유럽, 중화인민공화국에서 미국으로 망명해온 사람이 <월간조선>이나 <리더스다이제스트> 같은 데 쓴 글을 보는 느낌이 작업하는 내내 들더군요.
기실 저 또한 스타벅스에 대한 지나친 찬미는 독자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도 있다는 점 때문에 어떻게든 그가 문제점을 지적하는 모습을 찾아보려 했습니다만... 결국 저런 결론에 이르게 되더군요. -ㅅ-;
휴가철이 지난 지 한참이다. 주변 선후배, 동기, 친구들 중에선 ‘어디 다녀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어디 다녀왔더니 참 좋더라‘라고 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졌다.
개인적 사정으로 휴가를 아직 다녀오지 못한 나로서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드는 기분은 부러움 반, 기대 반이다. ‘한참 더위에 헉헉거를 때 누군가는 시원하게 어디선가 또 즐거운 시간을 보냈겠구나’라는 생각이 당연히 부러움의 원천이다. 기대는 ‘남들 다 일할 때, 사람 없는 비수기에 오롯이 혼자 쉴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 뭐 생각대로 떠날 수 있을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겠지만 말이다.(작년에도 이러다가 결국 아무데도 못갔는데... 보아하니 올해도 한두달 내에 휴가가긴 글렀다. 새로 만들어진 팀, 그것도 세명밖에 없는 팀에 배속된 이상 쉽게 자리를 비울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그다지 현실성이 없다 해도 앞으로에 대해 기대하는 건 분명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슬슬 ‘지쳐간다’는 느낌을 스스로 갖게 되는 지금, 이것만으론 뭔가 부족하다. 사람마다 각자 이런 느낌을 해소하는 방법이 있게 마련일텐데... 나의 경우는 개중 하나가 여행기 읽기다. 가 보지 못한 곳의 얘기도 흥겹지만 내가 잘 아는 곳에서라도 누군가 나와는 다른 것을 봤고 몰랐던 것을 느꼈다는 걸 알아가는 환상적인 느낌이 여행기엔 있다. 나같이 맨날 ‘언젠가는 다시한번 예전처럼 훌쩍 떠날거야’라고 다짐하는 사람들은 이런 맛 때문에 여행기를 읽는 게 아닐까.
8월 중순부터 15일 가량 부쩍 여행기가 땡겼다. 여행기만 서너권을 새로 사서 읽었으니 기간에 비해선 적게 읽은 편은 아닐 거다. 딱히 안풀리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잘 풀리는 일이라고 말할 것도 없는 상황이라 답답해서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책을 온라인 서점에서 사는 경우가 거의 없다. 특별히 신문 등에서 마음에 드는 신간소개를 봤을 때가 아니라면 서점을 마구잡이로 돌아다니다 눈에 들어오는 걸 고르는 편이다. 일단 제목과 표지에서 드는 느낌과 짐작되는 내용이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되면 한 장 정도 읽으면서 작가나 번역자의 문체를 본다. 그것도 괜찮으면 목차와 책 앞표지의 저자 소개를 훑은 다음 삽화와 종이 질(광택나는 코팅지보다는 살짝 두꺼워도 거칠면서 올이 어느 정도 보이는, 색이 바란 느낌의 재생지 종류를 더 좋아한다.)까지 살펴서 구입을 결정한다. 내용을 보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이미지’가 구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나 할까.
이렇게 책을 구입하다 보니 몇 번이고 읽어도 아깝지 않은 책을 고른 경우도 많지만 반 정도만 읽고 치워버리거나 돈이 아까워서 억지로 한번 읽고 다시 쳐다보지 않는 실패 케이스도 꽤 있다. 최근 읽은 두권의 여행기, <내가 사랑한 뉴욕. 나를 사랑한 뉴욕.>과 <박기영 씨, 산티아고에는 왜 가셨어요?>를 굳이 구분하자면 전자는 실패라고 할 건 없지만 성공이라고 하기엔 약간 껄끄럽고 후자는, 간만에 발견한 아주 마음에 드는 여행기, 대성공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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