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욱 기자의 Back to the Future «1» 1876년 3월 10일
- 그날, 벨은 커뮤니케이션의 지평도 넓혔다. -
2010년 3월 11일, 나는 바라던 모습에 한발자국 더 다가갔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좋은 칼럼을 쓰는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세상 일에 대한 개성적인 시각과 깊은 생각을 좋은 글로 전달하는 칼럼니스트....
사실 칼럼니스트가 되는 걸 바란 이유는 대단치 않다. 그저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인간형인 '전인', 혹은 '르네상스맨'이 갖는 여러 모습 중의 하나가 칼럼니스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것 뿐이다.
그들이라면 모든 것에 대한 넘치는 지식과 사상을 어떻게든 폴어 놓을 곳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러기 위한 가장 쉬운 수단이자 방법이 바로 '글'일테니까.
바로 오늘부터 전자신문에 내 이름이 붙은 기명칼럼이 게재되기 시작했다. 과거의 사건을 통해 미래를 짚어보자는, 자칫 진부할 수도 있는 기획이다. 비록 분량도 많지 않고 일주일에 한번 뿐이지만 나에게는 차고 넘치는 공간이다. 최소한 6개월은 유지해야 하니 열심히 해볼 요량이다.
매주 소재를 찾고 주제를 고민하는 건 힘들기야 하겠지만 즐거운 일일 것이다. 벌써부터 다음주 주제가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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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런은 이렇게 말했다. "가장 뛰어난 예언자는 과거다." 미래를 예측하려면 과거에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사건이 아니라 과거부터 이어진 시간과 생각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코너는 의미있는 과거의 사건이 오늘날 어떤 영향을 줬는지,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짚어볼 요량이다. 이제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지금부터 정확히 134년 전으로 시계바늘을 돌려본다. 1876년 3월 10일은 통신의 역사에서 매우 의미가 깊은 날이다. 이날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은 세계최초의 음성통화 실험에 성공한다. 인간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양피지 진동판의 물리적 진동을 전류로 변화시키는 원시적 전화기를 통해서 전달된 것이다.
비록 그가 정말로 최초의 전화기 발명자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일단 넘어가자. 오히려 의미심장한 것은 벨이 처음 전화로 전달한 말이다. "왓슨군, 이리로 와주게, 자네가 필요하네."
사실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은 벨이 왓슨에게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를 바로 그 순간, 자기 곁으로 ‘이리 오라’고 끌어당기는 것에 있다. 손짓이나 발짓, 고함밖에 없던 원시시대의 얼굴을 맞댄 면대면 대화는 인간이 가장 선호하는 근원적인 커뮤니케이션 형태다. 점차 원거리에 있는 사람과 소통할 필요성이 생기면서 인간은 봉화나 편지, 전서구, 파발, 전신 등 당대 최고의 기술을 사용해 먼 곳에 있는 누군가를 자신에게 당기려고 노력했다.
벨의 실험은 그래서 더 역사적이다. 이전에는 입에서 나온 소리를 항상 문자라는 다른 상징체계로 바꿔서 전달해야 했지만 이때부터 원래 소리를 원래 느낌 그대로 형질을 유지하고도 멀리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되면서 통신의 장벽은 상당부분 사라졌다.
벨의 첫 실험은 고작 벽 한 두개를 없애는 것에 그쳤지만 거리를 없애고 다른 사람을 바로 내 곁에 있는 것처럼 만들려는 시도는 현재까지 계속 확장됐다. 초실감 영상회의인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나 언제나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와 자유롭게 이야기하려는 모바일 통신, 통합커뮤니케이션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니던가.
이제 미래를 짚어보자. 앞으로도 저 멀리 있는 누군가를 바로 내 곁에 있게 하려는 통신에의 욕구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현재는 과거에 비해 좀 더 생생한 소리와 영상을 보내게 됐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무엇을 전달하게 될까. 정말 마주보고 있는 사람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닐까.
<2010년 3월 11일 전자신문 게재>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1003100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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